"약 뿌려도 안 들어" 집중호우에 농작물 직격탄
2020-08-12 10:27 | 서은진
일주일 넘게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집중호우는 경북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물폭탄에 애써 가꾼 농작물이 매몰되거나 유실돼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도 많습니다.

여기에다 부족한 일조량과 고온다습한 날씨에 농작물 병해충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시름에 잠긴 농촌을 서은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던 비가 멈춘 뒤 밭을 찾은 농민 얼굴에 걱정이 가득합니다.

긴 장마로 햇빛을 보지 못한 나무에서 출하를 앞둔 복숭아가 무더기로 떨어져 있고 가지에 붙어있는 복숭아도 탄저병과 잿빛무늬병에 걸려 멀쩡한 게 없습니다.

장마철 비가 그친 틈틈이 농약을 뿌렸지만 약제가 장맛비에 씻겨나가 아까운 농약비만 날렸습니다.


[박정일/복숭아 재배 농민]
"10일마다 한 번씩은 뿌리고 있습니다.

(기자: 효과가 있습니까?) 효과가 없어요.

약이 약한지 약값은 비싼데 뿌려보니깐 잘 안 듣네요."

그나마 건진 복숭아도 당도가 떨어져 지난해보다 가격이 20~30% 하락해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상탭니다.

인근 고추밭은 아예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바이러스로 고추의 색이 변하는 칼라병에 탄저병과 무름병까지 수확을 할 만한 고추가 거의 없습니다.

벼 잎과 이삭에 곰팡이가 생기는 도열병도 창궐해 방제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한창 과실이 영글어가는 사과 포도 등도 각종 병해충에 수확량 감소가 우려됩니다.


[김수연/경상북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날씨가 맑아지면은 병해충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적용 약제를 품목에 맞게 농약 안전기준에 맞추어서 농약을 쳐주시길 바랍니다."

여기에다 최근 내린 폭우로 경북 지역 240.5ha의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8.93ha가 유실돼 한해 농사를 망쳤습니다.

앞으로 정밀 조사를 거치면 피해 면적이 더 늘 전망이어서 농정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판로가 막힌 농민들이 유례없는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또 다시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TBC 서은진입니다.